올 하반기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르던 아파트값이 내년엔 다시 떨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데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도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올초 같은 집값 급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는 1일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는 4분기 보합세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2.0%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올초 집값이 더 떨어질 압력이 컸지만 정부의 부동산규제완화와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잇따라 3분기부터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책 대출을 포함해 대출시장이 더 경직될 전망이고,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시장이 다시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별 내년 집값 전망은 수도권이 1.0%, 지방이 3.0% 각각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평균 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시장은 정책 움직임에 대단히 민감해 추가 규제 완화가 있으면 시장 상황의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올해 4.8% 하락하는 반면, 내년에는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매매 수요가 줄어들어 전세로 수요가 유입되고 입주 물량도 소폭 감소할 예정”이라며 “전세보증금 반환 이슈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아파트 공급물량은 올해보다 1만가구 늘어난 26만가구로 전망했다. 또한 아파트 인허가는 올해보다 3만가구 줄어든 35만가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건설업계의 금융 리스크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사업장별로 금융권이 신용보강이나 초기분양 실적 등을 건설사에 요구해 부담이 큰데,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김 부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3기 신도시 건설과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사업은 착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건설사들은 스스로 중·단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물량을 조절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건설수주도 올해보다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으로 전망됐다.

건설경기 전망을 발표한 박철한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 내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건설경기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건설기업은 현금 유동성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맞춤형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신규 주택 부족 우려에 따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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